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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사랑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다는 것가만히 아이를 안아보다가, 문득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생각이 올라왔다.‘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세상의 전부로 존재하고 있구나.’아이에게 부모란 전부다. 내가 웃으면 아이도 웃고, 내가 슬퍼 보이면 조심스럽게 눈을 맞춘다. 밥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하루의 모든 순간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이렇게 순수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었던가. 이것이 온전하고 완벽한 사랑이다.살아오며 수많은 인연 속에서 마음을 주고받았지만, 나만 바라보고, 나만을 믿고, 나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존재는 아이가 처음이었다. 그 사랑 앞에서 나는 자꾸만 작아지고, 또 커진다.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아이 앞에 당당한 어른이고 싶어진다.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특별.. 2025. 4. 22.
7세고시, 영어유치원… 정말 ‘비정상’일까? 사교육을 둘러싼 단편적 비난에 반대하며요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단어들이 있습니다.바로 ‘7세고시’, ‘영어유치원’, 그리고 *‘라이딩 엄마’*라는 말이죠.이 단어들 앞에는 흔히 ‘과도하다’, ‘불행하다’, *‘엄마의 욕심’*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와 같은 획일적인 여론 형성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이면에는 각 가정의 사정과 아이의 특성, 그리고 부모의 고민이 담겨있습니다. 단순한 외부의 시선으로 잘잘못을 쉽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 아이의 수준을 고려한 교육 선택은 ‘과잉’이 아니다많은 비판은 "왜 아이에게 그렇게까지 교육을 시키느냐"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습니다.모든 아이가 똑같은.. 2025. 4. 21.
무언가를 해야만 해 강박관념퇴사를 하고 나서도 마음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머릿속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고, 그 하루가 고스란히 잃어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무엇이든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그렇게 나는 늘 무언가에 쫓기듯 하루를 채우곤 했다.하지만 낮 동안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예외였다. 아이의 눈빛 하나, 웃음소리 하나에도 마음이 포근하게 녹아내렸고, 그 순간들만큼은 나도 지금 여기에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잠든 밤이면 나는 또다시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글을 쓰거나, 메모를 정리하거나, 내일을 계획하며 하루를 마.. 2025. 4. 16.
대기업 10년차 퇴사자의 글 1. 자부심과 평가가 남는 대기업대기업에 입사한 지 벌써 10년, 나는 회사 생활을 하며 많은 것을 얻었다. 안정된 직장과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복지 혜택, 특히 여자로서 일하기 정말 좋은 환경까지 제공받았다. 어디를 가든 능력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스스로도 그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느끼는 만족감보다 불편함이 더 커지기 시작했다. 조직에서 살아남으려면 눈을 감아야 할 때가 많았고, 내 본연의 성격은 그것을 견디기 힘들어했다. 나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하고 싶은 말을 꾹 참다가도 결국에는 말하고야 마는 성격이었다. 물론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느 정도 나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성격이 조금씩 다듬어지기는 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나는 정치적인 관계와 이해관계로 .. 2025. 4. 15.